양국 정상회담서 합의
이명박 대통령은 2일(이하 한국시각)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, 멕시코 정부와 공기업이 발주하는 국제입찰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. 멕시코는 공공사업 국제입찰 때 주로 자유무역협정(FTA) 체결국 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왔는데, 이 관례에 틈을 열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.이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의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회담에서 “한-멕시코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기 전에라도 멕시코의 국제입찰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”고 제안했고, 칼데론 대통령은 “그렇게 할 수 있게 여러 조치를 추진하겠다”고 답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. 멕시코 쪽은 정부 조달위원회에 입찰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, 투자보호협정 보완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.
김 대변인은 “한국 기업들은 멕시코의 노후화된 정유공장 현대화와 발전소 프로젝트 등에 관심을 가져왔는데, 입찰 조건에서 자유로워질 경우 에너지·인프라·플랜트 분야에서 큰 성과가 기대된다”고 말했다.
또 칼데론 대통령은 한국 금융기관의 멕시코 진출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에도 “협조하겠다”고 대답했다. 두 정상은 회담에서 2008년 6월 멕시코 산업계의 반대로 중단된 한-멕시코 자유무역협정 협상의 재개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. 두 정상은 이밖에 수교 50년인 2012년 멕시코에 한국문화원을 설립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36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. 이 대통령은 한국·멕시코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“두 나라 국민은 모두 정열적이고 정이 많다”며 “양국 기업인의 정열과 우정이 두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”고 말했다.
이 대통령은 이날 칼데론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6박7일간의 캐나다, 파나마, 멕시코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, 3일 오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.
멕시코시티/황준범 기자 jaybee@hani.co.kr
---2010.7.2일자 소식